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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3. 25.

    by. tochal486

    목차

      서론: 식민지 시대 속 한국 의학의 변화

         일제강점기(1910~1945)는 한국 사회 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가져온 시기였다. 특히 의료 분야에서는 전통 한의학과 서양 의학이 공존하는 가운데, 일본의 식민 통치를 통해 서양 의학이 본격적으로 도입되었다. 이는 한국의 의료 체계를 근대화하는 계기가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조선인과 일본인 간의 의료 격차를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서양 의학의 도입과 함께 의료 제도 개편, 의료진 양성, 공중보건 정책의 변화 등이 이루어졌으며, 이는 한국 의료사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근대화가 아니라 식민지 지배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으며, 의료 혜택의 불균형, 전통 의학의 쇠퇴 등 다양한 부작용을 초래했다. 본 글에서는 일제강점기 동안 한국에서 서양 의학이 어떻게 도입되고 발전했는지를 살펴보고, 그 과정에서 나타난 긍정적·부정적 영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1. 서양 의학의 본격적인 도입과 의료 제도의 변화

         일제강점기 이전부터 개항과 선교사 활동을 통해 서양 의학이 일부 도입되었으나, 본격적인 변화는 일본의 통치 아래에서 이루어졌다. 조선총독부는 서양 의학을 중심으로 의료 체계를 개편하였으며, 기존의 한의학은 점차 배척되었다.

         1914, 조선총독부는 '의료령'을 제정하여 서양 의학을 정식 의료 체계로 편입하고, 서양식 의료 교육을 받은 자에게만 공식적인 의료 행위를 허용하였다. 이에 따라 기존의 한의학자는 의사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였고, 서양 의학이 의료 분야의 주류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러한 정책은 한국 의료 체계의 근대화를 촉진했지만, 전통 한의학의 발전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뿐만 아니라, 조선총독부는 한국 내 의료 시설을 일본인 중심으로 배치하면서 조선인들이 서양 의료 혜택을 받는 데 한계를 두었다. 조선인들을 위한 의료 시설은 제한적이었고, 일본인 전용 병원이 조선인보다 우선적으로 지원을 받았다. 이러한 구조적 차별은 한국 의료 발전의 기초를 형성하는 동시에 식민 통치의 억압적 성격을 드러내는 요소였다.

      2. 서양 의학 교육기관과 의료진 양성

      근현대사_일제강점기 한국 의학의 발전과 서양 의학의 도입 과정

       

         일제강점기 동안 서양 의학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면서 한국 의료진의 양성도 본격화되었다. 조선총독부는 일본식 의료 교육을 도입하고, 서양 의학을 기반으로 한 의과대학을 설립하였다.

         1916년에는 경성의학전문학교(현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의 전신)가 설립되었으며, 이를 통해 본격적인 서양 의학 교육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 학교는 주로 일본인 학생을 대상으로 운영되었으며, 조선인 학생의 입학은 제한적이었다. 이에 따라 조선인 의료진의 숫자는 극히 제한적이었으며, 조선인들이 높은 수준의 의료 교육을 받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한편, 서양 의학을 배운 조선인 의사들은 점차 독립적인 의료 기관을 설립하며 조선인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대표적인 사례로 세브란스 병원(현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과 배재학당 출신 의사들이 운영한 병원들이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조선인 의료진의 역할을 확대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서양 의학 교육을 받은 조선인 여성들도 의료계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박에스더(박애덕)와 같은 최초의 여성 의사들이 활동하였으며, 이들은 여성과 아동을 위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큰 기여를 하였다.

      3. 서양 의학의 보급과 공중보건 정책

         일제강점기 동안 조선총독부는 전염병 예방과 위생 관리 강화를 위해 서양 의학을 활용한 공중보건 정책을 추진했다. 이는 한편으로는 조선인들의 건강을 보호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일본인 중심의 의료 정책이라는 한계를 가졌다.

         조선총독부는 1910년대부터 콜레라, 장티푸스, 결핵 등의 전염병 예방을 위해 백신 접종과 위생 교육을 강화하였다. 또한, 상수도 시설을 확충하고, 공중 목욕탕 및 위생시설을 개선하는 등 서양식 공중보건 개념을 도입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주로 일본인 거주 지역을 중심으로 시행되었으며, 조선인 지역에는 충분한 의료 혜택이 돌아가지 않았다.

         이 시기의 보건 정책은 서양 의학을 기반으로 한 질병 예방과 위생 관리의 개념을 조선 사회에 확산시키는 데 기여하였지만, 조선인과 일본인 간의 의료 격차를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4. 전통 한의학의 위축과 생존 노력

         일제강점기 동안 서양 의학이 급격히 확산되면서 기존의 전통 한의학은 점점 위축되었다. 조선총독부는 한의학을 공식 의료 체계에서 배제하는 정책을 추진하였으며, 1914 '의료령'을 통해 한의사 면허 제도를 폐지하였다.

         그러나 한의학자들은 생존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하였다. 일부 한의학자들은 일본과 중국의 전통 의학을 연구하며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였고, 한의학 교육을 비공식적으로 지속하여 명맥을 유지하려 노력하였다. 또한, 서양 의학과 한의학을 결합한 치료법이 일부 한의사들에 의해 시도되기도 했다.

         전통 한의학은 일제강점기 동안 제도적으로 억압받았지만, 민간에서는 여전히 널리 사용되었으며, 이후 해방 후 한의학 부흥의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다.

      결론: 서양 의학 도입의 빛과 그림자

         일제강점기 동안 한국에서 서양 의학은 본격적으로 도입되었고, 의료 체계가 근대적으로 개편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서양 의학 교육이 도입되면서 일부 조선인 의료진이 양성되었으며, 공중보건 개념이 확산되면서 전염병 예방 및 위생 관리가 강화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일본의 식민 통치를 기반으로 이루어진 것이었으며, 조선인과 일본인 간의 의료 격차를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또한, 전통 한의학이 배제되면서 의료의 다양성이 축소되는 부작용도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제강점기 동안 형성된 서양 의학 기반은 해방 이후 대한민국 의료 체계 발전의 중요한 초석이 되었다.